어린시절 추억속으로
남편과 딸의 아침을 깨우고 집안 청소를 마치고 나서야 아침을 먹는 주인공 나미 (유호정)
어머니의 병문안을 갔다가 우연히 고통에 몸부림치는 환자를 보게되는데 그사람은 바로 어릴적 친구 하춘화.
암에 걸렸지만 우울한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친구의 마지막 소원은 옛친구들을 찾는것이었다.
전학생으로 첫등교한 나미를 못된친구들이 괴롭히던중 춘화가 나타나 어울리게되는데 , 춘화의 친구들은 소위 동네에서 잘나가는 써클이었다.
라이벌 학교와 배틀을 하는 장소에 머릿수를 맞추기위해 따라온 나미는 빙의한듯 쏟아내는 욕설로 배틀을 승리하게 한다.
친구들과의 추억은 쌓여가고 올것같지 않은 먼 미래의 이야기들로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하며 학창시절을 지낸다.
나미가 친구들중 가장 먼저 찾은 친구 장미. 장미는 실적에 치여서는 보험회사 직원이 되었고 학창시절 입에 욕을 달고살던 욕쟁이친구는 어느덧 교양가득한 우아한 어른이 되었고 또 작가를 꿈꾸던 문학소녀는 성격 고약한 시댁에서 삶에 지친 가정주부로 변해 있었다.
생기 넘쳤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의 모습은 그당시엔 믿기 어려웠던 미래의 문물처럼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다.
춘화의 병세가 점점더 악화되고 미스코리아를 꿈꾸던 소녀 옥히를 일하는 술집에서 찾게된다. 옥히는 이런곳에서 일하는것도 괜찮다고 말은 하고 있지만 사실은 현실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자신의 처치를 꾹꾹 누르고 있었다.
춘화 장례식에 오지않던 수지를 기다리던중 등장한 춘화의 변호사.
사업을 했던 춘화는 친구들 앞으로 많은 선물을 주고 떠나는 장면과 장례식장에 수지가 등장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생애 최고의 순간을 되찾는 우정 이야기
누구나 학창 시절의 추억은 있을 것이다.
영화 써니는 중년 여자 , 어머니 시대의 학창 시절을 다룬 영화이다. 학창 시절의 꿈은 뒤로한채 현실에 치여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로 살아가고있는 주인공들 처럼 우리어머니들도 학창시절의 꿈이 있었을 것이다.
영화를 보다 보니 내 학창 시절이 생각나는 한편 어머니의 학창시절과 어머니가 친구들과 지내는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어머니의 어린시절에 대해서는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어머니도 분명 저런 학창시절이 있었을 텐데 , 어머니도 어릴적꿈이 있었을텐데 어머니께 물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었다.
한번 어머니의 학창 시절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럼 지금의 어머니의 모습이 아닌 또 다른 어머니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가끔 영화나 드라마에서 비치는 것처럼 현실은 과거의 추억처럼 과거의 꿈꿨던 밝은 미래처럼 아름답지만은 않다. 나의 모습만 봐도 그렇다.
학창 시절에는 원하는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회사에 취직해 커리어 우먼으로 사회생활을 하며 지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 어릴 적 상상했던 나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지는 않지만 조금은 다른 모습이다.
영화에서도 학창 시절과 현재의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는 것으로 과거와 현재의 다름이 극대화되는 것 같고 모두 다 잘 지내는 모습이 아닌 각자의 사정과 상황에 맞게 지내는 모습이 더 현실적이어서 와닿는 영화가 된 것 같다.
이영화가 개봉한 지 벌써 12년 전이다.
영화를 리뷰하기 위해 다시 한번 보면서 12년 전 20대 초반에 내가 느꼈던 생각과 감정과 30대 중반이 넘어 이영화를 다시 보면서 느끼는 생각이 꽤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20대 초반에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했기 때문에 영화에서 비치는 현재의 모습에 몰입이 잘되지 않았다. 그냥 일반적인 영화의 소재라고 생각하며 이영화에서 주는 코미디적인 요소에 더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면 30대 중반이 되고 이영화를 다시 보니 지금의 내 모습과 흡사한 현실을 보면서 좀 더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과거 추억의 힘과 그힘이 누군가는 현실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될수있다는 것을 알았다.
영화에서는 어린 시절 수지네 집 앞에서 언젠가 다시모여 춤을 추자는 다짐을 했던 것이 지금의 춘화와 나미가 친구들을 불러 모은 이유였던 것이다.
오랜만에 친구들이 보고싶어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