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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세자매, 복잡 미묘한 가족의 세계

by 윤디워 2023. 11. 25.

세 자매 

여느 날과 같이 하루를 시작하는 세 자매, 뒤늦게 일어난 셋째 미옥은 남편이 끓여놓은 해장국과 메시지를 확인한다.

한편 조심스럽게 병원을 찾은 첫째 희숙.

신실한 집사 둘째 미연은 교회 성가대도 책임지고 있고 대학교수인 자상한 남편과 완벽한 삶을 추구하는 미연에겐 완벽한 가정까지 무엇하나 어긋난 것이 없다.

하지만 시시때때로 걸려오는 미옥의 전화는 여간 성가신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미연은 이러한 동생의 전화까지 다 받아주며 기도한다.

극작가인 미옥은 매일같이 술에 빠져 지내는데 그녀와 재혼한 남편에게는 고등학생인 아들이 있고 남편 상준은 철없는 미옥을 이해하고 돌봐주는 자상한 남편이다.

한편 병원에 갔던 희숙은 암진단을 받게 되고 하나밖에 없는 철없는 딸에게 말도 못 하고 혼자 속앓이를 하고 삭힐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완벽한 미연의 삶에 금이 가기 시작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교회모임시간이 한참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는 남편 동욱은 시간이 지나 교회 학생인 효정과 함께 모임장소에 나타난다.

그 순간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미연은 남편과 효정사이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남편은 미연 몰래 침실을 빠져나가기도 하고 교회 헌금 십일조에도 손을 대기도 한다. 미연은 이를 의심해 남편을 추궁하지만 대충 얼버무리며 넘어가려 하지만 확실히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날 오후 미연의 교회에 갑자기 찾아온 미옥. 그런 미옥이 창피한 미연은 교인들이 보이지 않는 골목으로 미옥을 데리고 간다. 아버지의 생신을 앞두고 통 연락 없는 큰언니 희숙을 원망하지만 늘 주눅이 들어있는 희숙은 동생들한테 연락할 여력도 없는 상태이다.

사업에 실패해 집을 나간 남편은 가끔 찾아와 돈만 받아가고 어릴 적 학대로 인한 트라우마로 자해를 하던 희숙은 그 모습은 딸에게 들켜 난감한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한편 누구보다 성공한 삶을 살고 있던 미연은 직접 남편의 불륜 현장을 목격하고도 애써 모른 척한다.

그리고 모든 걸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효정에게 경고를 하고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태연하게 행동을 한다. 그런 모습을 본 남편은 오히려 질려버리게 되고 화를 내고 집을 나가고 만다.

그럼에도 결코 흐트러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미연, 그녀의 이중적인 삶은 자신을 버티기 위한 유일한 방법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 형편이 팍팍한 형제대신 집안일을  챙기는 것도 고스란히 미연의 몫이었다.

정작 동생에겐 고민도 털어놓지 못하던 희숙은 자신에게 화가 나 집을 나가려는 딸을 붙잡고 그제야 암투병 사실을 말하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집을 나가려는 딸에게 간절하게 매달려보지만 그마저 쉽지 않다.

그동안 집안일에 소홀했던 미옥은 나름대로 노력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아들은 점점 더 내외하게 된다. 미옥은 아들 학부모 면담에 술이 취한 채로 무작정 찾아갔지만 온통 실수만 하고 와 그런 자신에게 많은 실망을 하게 된다.

아버지의 생신을 맞아 모처럼 찾은 고향집은 저절로 자매들의 나쁜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술만 마시면 가정폭력을 일삼던 아버지는 유독 희숙과 막내애들인 진섭에게 더욱 가혹했다.

맨날 집에만 있던 진섭은 집을 나와 아버지 생신 잔치에 나타나 아버지에게 소변을 봐버리게 되고 이 사건으로 각자의 침묵으로 지탱해 온 가족의 화목은 와르르 무너지게 된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희숙의 딸은 엄마의 암투병 사실까지 말하게 된다.

그렇게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그들만의 아픔을 공유한 가족들은 한참이나 뒤엉켜 울부짖는다.

아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자 힘든 삶을 살아왔던 그들은 다시 돌아와 서로를 보듬어 준다.

서로의 상처를 감싸 안은 자매들 

영화 세 자매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새겨진 상흔을 안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드라마를 자매들의 독특한 관계를 통해 우리나라의 가족관계를 잘 풀어낸 이야기이다.

둘째 미연이 극 중 이야기를 끓어가는 인물인데 어린 시절 언니와 막냇동생을 향한 아버지의 학대를 보며 자라왔기 때문에 그로 인한 강박과 책임감으로 똘똘 뭉쳐진 인물로 표현이 된다.

그런 미연을 보면서 어린 시절의 가족관계가 한 사람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한 번 더 인지하게 되었고 그런 가족까지 끝까지 보듬고 책임지려는 미연의 모습에 가족이라는 것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숨 막히게 서글픈 가족에 대한 보고서 

혼외자로 얹혀살며 학대를 당하는 희숙과 진섭, 그런 학대당하는 형제를 바라보며 자라는 미연과 미옥, 처절하게 가슴 아픈 가족관계가 아닐 수 없다.

각자의 사정과 상황에 맞춰 생활하는 가족관계지만 요즘 학대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많고 그런 아이들이 지켜보며 자라는 형제자매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영화에서 처럼 어린 시절의 가족관계의 영향이 성인이 되어서도 그 사람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고 부모들은 아이들을 더 건강한 가족관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