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기다리며
많은 사람들이 재판,
수많은 피해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받은 형량은 고작 15년.
이 아수라장을 지켜보는 한 소녀와 한 남자. 사실 이 소녀는 세 달 전 형사인 아버지를 잃었고 너무나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어서 증거도 희망도 없었다.
선배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갔던 후배 대영에게도 이날은 충격으로 남아있었고 어느덧 15년이 지나 범인인 기범의 출소일을 마주한건 그 사건을 잊지 못한 대영이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희주는 명언을 써놓은 메모지를 방안 가득 붙이고 아버지가 일하던 경찰서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지내는 희주를 경찰서 내에서도 그녀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그런 희주에게 월급을 챙겨줄 정도로 경찰과 희주의 관계는 아주 각별해 보이기까지 한다.
어느 날 기범의 감시 임무를 맡게 된 신입 차형사와 유형사.
잔인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죽였던 범죄자는 사회로 돌아와서도 여전히 그 성격을 버리지 못하고 모든 것을 지켜보는 희주였다.
한편 법원에서도 있었던 그 정체불명의 남자가 기범을 만났던 매춘부와 포주를 살해하고 기범에게 복수를 다짐했던 희주에게 그 정체불명의 남자는 자신의 복수를 대신하는 존재일 뿐이었다.
연쇄살인범의 출소에 다시 시작된 연쇄살인.
기범은 유력한 용의자지만 일말의 증거조차 없는 상황이고 심지어 천연덕스럽게 15년 전 사건의 제보자를 묻던 기범은 대영의 화만 더 돋은 채 풀려나게 된다.
한편 가정폭력을 일삼는 엄마의 새 남편을 본 희주는 그리고 기범이 죽였을법한 방법으로 그를 죽인다.
그 시체는 하필 산책을 나온 기범에 눈에 띄고 본능적으로 이것이 누군가의 함정이었음을 직감하고 그 누군가가 바로 근처에서 지켜보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기범은 서둘러 따라가지만 범인을 따라가지는 역부족이었고 그 범인은 역시 희주였다.
그녀가 행동 역시 출소한 기범을 범인으로 만들기 위한 치밀한 계획이었고 당연하게도 그 계획은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그날밤 기범은 숙소에 잠입한 정체불명의 남자.
인기척을 느낀 기범은 선제공격을 하고 잠시 물러서려던 그때 대영이 찾아오지만 대영은 그 정체불명의 남자를 볼 수조차 없었다.
한편희주는 비 오던 날 그녀가 보았던 남자를 추리하려 하고 수많은 기범의 사건들 중 기범의 수법과 패턴이 다른 사건들을 발견하고 기범에게 공범이 있었던 것을 알게 된다.
바로 그 정체불명의 남자는 기범과 같은 고아원 출신이자 공범인 민수였고 그는 기범을 신고한 결정적인 제보자이기도 했다.
희주 역시 경찰서에서 공범 민수의 정보를 얻어내고 그 정보를 보란 듯 기범 방앞에 놓아 기범을 착각하게 만든다.
그렇게 15년 만에 민수를 마주한 기범
과거 한 여자 때문에 기범을 배신했던 친구 민수에게 기범은 경고를 하고 그 섬뜩한 경고를 들은 민수를 기다리고 있는 건 다름 아닌 희주였다.
희주는 깨진 병을 가득 깔아 잔인하게 민수를 죽게 만들고 섬뜩한 희주의 저주는 기범의 숙소에서도 느껴지는데 마침내 기범을 찌르고 제압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기범이 현행범으로 잡히기 직전 옆객실의 커플을 살해하고 현장을 빠져나가고 경찰은 곤경에 빠지고 곤란 해진 건 상황 끝난 줄 알았던 희주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죽인 시체들과 민수가 죽인 시체들을 제하고 남은 건 바로 산책로에서 목격했던 단 하나의 시체, 그리고 자신을 찔렀던 범인이 과거 남반장의 딸임을 알게 된다.
한편 pc방주님은 수배 전단에서 봤던 기범을 경찰에 신고하고 대영과 차형사는 그를 잡으러 온다.
기범은 채 대응할 준비도 못한 차형사를 찔러 현장을 빠져나가고 이 근 방 전 지역에 검문을 하지만 등장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듯 기범은 경찰서로 들어온다.
형사 행세를 하며 희주의 거주지를 조회한 기범은 희주의 집 앞으로 찾아가고 같은 시각 희주는 괴물이 되기로 결심하고 마지막 계획을 실행하기로 다짐한다.
집 앞에서 마주한 기범을 어디론가 유인해 가고 악착같이 따라오는 기범에 죽을 고비를 넘기지만 희주는 끝까지 도망가 놀이터 그네 앞에 멈추고 이제 모든 상황이 마무리될 것을 암시한다.
역시나 기범의 수법으로 생을 마감하는 희주.
그렇게 모든 증거를 기범에게 불리하게 남겨놓아 기범은 다시 재판장에서 법정 최고형을 받게 된다.
괴물을 잡기 위해 괴물이 된 소녀
영화 널 기다리면은 극한에 몰린 소녀가 영화의 출발점으로 시작해 "악이 승리하기 위한 조건은 단 한 가지이다. 선한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는 대사와 걸맞듯 악을 방관하는 사회구조를 향한 냉소를 담은 영화이다.
감독은 억울한 사람이 제도권을 벗어나 자력구제를 한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선과 악에 대한 철학적 사유가 돋보인 작품이기도 하며 희주의 메모 중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니체의 명언에서 보이듯 가해자에 대한 미온적 처벌에 분노해 악을 처단하기 위해 악이 되어가는 소녀를 통해 사회의 아니러니를 그린영화 같다.
잔혹한 복수극
이영화는 15년을 기다리다 신도 막을 수 없는 악이 되어버린 소녀의 잔혹한 복수극을 그린영화이다.
간혹 뉴스보도를 접하다 보면 피의자들의 미온적 처벌, 가벼운 형량을 보기도 한다.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그러한 처벌을 보면 많은 분노와 억울함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영화 널 기다리며를 보면서 그중 희주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소녀가 그렇게 까지 괴물이 되어가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사회적으로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